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글검색결과 [잡상] : 3

  1. 2009/08/23 2009.08.23
  2. 2009/04/29 서점에 갔다.
  3. 2007/04/05 하루에 다섯시간 수업.
2009/08/23 12:55 | 신변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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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월 8월을 되돌아 보면 정말 미친 듯이 바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만 든다.
학기말 업무폭주기에 얼떨결에 두 가지 일을 더 떠맡아서, 어떻게든 마감 안에 끝내려고 (그러면서 이놈의 성질머리는 대충 끝내질 못한다) 버둥거리다가 방학이 끝나버렸다는 게 딱 맞는 말이겠다.
그렇게 내가 정신없이 지내는 동안, 한 시대가 저물었다.

2.
부산의 고등학교 근속 기간이 4년에서 5년으로 바뀐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내가 지금의 학교에 왔을 때 같이 왔던, 소위 말하는 '창립 멤버'들은,  서너명을 제외하고는 아직 다 현 학교에 근무한다. 올해가 개교 4년째. 근속 기간이 4년인 지금 규정대로라면 창립 멤버 20여명은 올해 일제히 학교를 떠나게 된다. 나는 2년 째 10월부터 일본 유학(형식상으로는 파견 근무)을 했기 때문에 3년째에 오신 분들은 잘 모른다. 올해 오신 분들은 말할 것도 없다. 4월에 학교로 돌아와서 몇달이 지났지만, 18시간 정규수업에 6시간 보충수업 준비에 정신이 없어서 그다지 이야기를 나눠 보지 못한 분들이 더 많다.

학교에서 가장 친한 사람은 3년 후배인 Son쌤. 같이 창립 멤버로 와서, 준 막내라는 이유로 비슷한 처지에 있어서 말도 잘 통하고, 성격도 화통해서 금새 친해졌다. 1년 반 떠나 있는 중간, 여름 방학때 도쿄로 놀러 와서 일부러 만나 준 것도 이 사람이다. Son쌤도 수업이 많다. 1학년 담임이고, 박사과정의 대학원생이기도 하다. 정신 없이 바쁘다. 둘 다 바쁘다보니 보면 애틋하다. 나는 저 사람 담임하느라 힘들겠지 하고, Son쌤은 내가 1학년 3학년 걸쳐 있는데다 수업 시수 많아서 힘들겠지 한다.

5년으로 근속 기간이 바뀌면 Son쌤과 1년 더 같은 학교에 있게 되니 나로서는 든든한 일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가 이 학교에서 근무해야 하는 기간이 1년 더 길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부산의 8학군이라는 해운대.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계급 상승 욕구가 가장 높은 지역이며, 사교육 의존도가 가장 높은 지역. 부산의 1급지라는 이 해운대의 인문계 고등학교가 나에겐 그렇게 편하지 않다.

아이들은 착하다. 사회의 움직임에 울분을 터뜨리며 통곡하는 아이들도 있고, 내가 깜짝 놀랄 정도의 비평문을 써내는 아이들도 있다. 부모가 자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아이들 때문에 울컥하다가도, 자신의 미래를 빛나는 눈으로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풀어지는 건 어느 학교든 마찬가지일 지도 모른다. 신설 학교의 잘 갖춰진 환경에서 수업을 하다가 다른 학교로 가면 이 곳의 시설이 그리워 질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내일 개학을 앞두고 나는, 2학기엔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수업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겠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수많은 고민들을 안고 찾아 오겠지만, 그래도 이 곳에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졌으면 하고 바란다.

3.
글을 쓰고 싶다. 욕구가 강렬하게 체증처럼 목에서 막혀서 나를 뒤튼다. 글쓰기가 과연 내 일인지 이젠 모르겠다. 정말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어떤 것이, 이렇게 체증처럼 내 안에서 쌓이랴. 미칠 듯이 온 몸을 꽉 채워 독기를 뿜어 내며, 어서 뱉어 내라고 나를 흔드랴.
잊혀진 이름, 아니 처음부터 잊혀질 이름조차 없었을 지도 모르지만.
이영, 수오, 가을… 무지개. 나에게 하는 약속.

4.
포스팅이 없는 시기는 여유가 너무 없는 시기거나, 너무 아픈 시기다.
오늘부턴 좀 달랐으면 좋겠다.

5.
사진은 하코다테의 외국인 묘지 가는 언덕길에서 찍은 무궁화. Nikon E7900, 리사이징
2009/08/23 12:55 2009/08/23 12:55
2009/04/29 22:59 | 신변잡기

1.
학교 근처에 새로 생긴 신세계 백화점에서 낡은 핸드폰을 가지고 오면 장바구니를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묵은 핸드폰을 들고 가서 장바구니를 받았다. 장바구니라고 하는 것보단 그냥 면 가방이었다. 조금 무거워서 가방 안에 넣어 다니는 용도로는 사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이 핸드폰은 버리지 못할 줄 알았다. 다시는 읽어 보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거기 저장된 문자 메시지나 전화번호를 버리지 못할 줄 알았다. 어깨가 아팠다. 장바구니를 억지로 넣은 가방이 무거워서인지, 버리고 온 핸드폰이 무거워서인지.

2.
백화점 5층에는 교보문고와 핫트랙스가 있다. 거기서 세 바퀴를 빙글빙글 돌아서 핸드폰 스트랩을 샀다. 고양이가 귀엽다. 이천 원의 행복.
 
3.
서점 진열대에 눈에 들어온 책에, 세 글자 이름이 눈에 띄었다. 아아. 미친 듯이 책장을 넘겨 그 부분을 읽었다. 글을 쓸 때면 세포가 살아있는 것을 느낀다고. 소외받은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의무가 있다고. 당신의 목소리가 옆에서 속삭이는 듯이 나직하게 들려오는 듯이, 나는 또 가슴이 아프다. 당신의 글을 읽을 때마다 아픈 것은 나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한 번 무너지지 않으면, 한 번 뒤집히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나는 아직도 무너지지 않아서 글 다운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 수첩에 끼적이며 써놓은 글을 미친 듯이 검게 칠해 지우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와 혼자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미친 듯이 밥을 먹었다. 뱉어야 할 것이 속에 쌓여 있는데, 집어넣고만 있구나. 당신은 필사할 때 행복했다고, 불안하지 않았다고, 글 쓰는 길이 내 길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천 번도 만 번도 불안했다가 들떴다가 가라앉는 마음이 묻는다. 글을 써야만 하는 운명이 있다면, 내가 그 운명인지 아닌지 어떻게 믿어.

4.
지메일이 해킹당한 건지 뭔가의 오류인지, 내가 보낸 낯선 메일이 오더니 그 메일에 대한 답 메일들이 자꾸만 온다. 오늘은 욕설이 한가득 적힌 누군가의 메일이다. 설명하기도 귀찮으니 그저 빨리 끝났으면.

2009/04/29 22:59 2009/04/2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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