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글검색결과 [알러지] : 2

  1. 2009/05/19 최근의 울컥한 일.
  2. 2008/07/26 알러지. (2)
1.
국민건강보험 관리공단에 귀국 신고를 하는 게 늦어져서 병원에 다니면서야 겨우 하게 됐다. 처리한 날에 병원에 갔더니 병원에는 제대로 처리가 되어 있었는데, 약국에 갔더니 보험말소자로 나온다고 약값을 14000원 내란다. 병원에서 지금 복귀가 되어 있는 걸 확인했다고 했더니 이 약사,
"전에 다니던 병원이면 조회도 안 하고 보험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짜증을 섞어서 이렇게 말한다.
"전에 다니던 병원이 아니라 오늘 처음 온 병원이고, 어제 보험 관리 공단에 전화해서 처리했어요."
"병원은 최신 정보가 아니니까 옛날 정보로 조회될 수 있어요. 이쪽에서는 말소자로 나오는데 어쩌라구요."
약사의 언성이 높아졌다.
"처리 정말 하신 거면 삼사일 뒤에 오세요. 그때 환급 처리하면 되잖아요."
꾹 참고 현금이 얼마 없어서 카드를 내밀었다.
"그럼 일단 이걸로 결재해 주세요."
"환급 처리할 거잖아요. 카드는 안돼요."
카드는 결제 취소만 하면 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 게다가 말끝마다 날 죄인 취급하는 듯이 짜증을 팍팍 섞는다.
"현금 없어요?"
이걸로 완전히 화를 참을 기분이 없어졌다. 바로 국민건강보험 관리공단에 전화를 걸었다. 어제 처리를 했고 병원에서는 보험급여자로 되어 있는데 약국에서는 보험 처리가 안 된다고 한다고. 카드 결제를 하겠다고 하니까 그것도 안된다는데 어째야 하느냐고.
"저희 쪽에는 완전히 처리가 되어 있으세요. 저희 쪽에서는 더 할 수 있는 게 없구요, 약국 시스템상의 문제로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담당자 바꿔 주시면 저희가 통화를 하겠습니다."
말을 듣고 전화기를 들고 약국으로 들어갔다.
"건강보험 관리공단인데 받아 보세요."라고 했더니, 이 약사 또 인상을 팍 쓴다.
"기다리세요."
그러고는 조제실로 들어가버린다. 다른 약사가 내 표정을 보고는 놀라서 와서 무슨 일인지 물었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에 전화를 했더니 약사 바꿔 달라는데, 저러고 들어가네요?"
다른 약사가 황급히 가서 불러왔다. 짜증 덕지덕지 얼굴로 전화를 받는다. 그러더니,
"아..., 네, 그래요? 아, 네...."
컴퓨터 앞에서 뭔가 처리를 하고 아까 안 누르던 아이콘을 이것저것 누르더니, 곧바로 제대로 약값이 떴다. 약사는 전화를 끊고 나한테 주면서, 약값을 새로 불렀다. 4400원이다.
"공단의 시스템이 처리가 늦어서......."
아까의 짜증은 어디 갔는지. 거기다가 그러면서도 보험공단 핑계를 댄다. 나도 보험공단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대답 없이 카드를 내밀었더니 이번엔 아무 말도 안 하고 카드 결제를 한다. 그러면서도 죄송하다고 사과 한마디 안 하네.
더 이상 말 섞기 싫어서 그냥 약 받고 나왔다. 다시 내가 그 약국 가면 사람이 아니다.

2.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나는 자외선 알러지다. 겨울에도 선크림을 바르지 않으면 외출을 못한다. 심한 경우엔 얼굴이 퉁퉁 부어서 눈을 못 뜰 정도로 된다. 손과 다리와 발도 마찬가지라, 여름에도 맨발에 샌들은 엄두를 못 낸다.
밥 먹는 자리에서 한 교사가, 자기 반에 자외선 알러지라고 선크림을 바르고 다니는 애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그런지, 말만 그런지 어떻게 알겠느냐는 게 요지였는데, 그 말을 듣던 다른 교사가 말을 받는다.
"요즘 애 엄마들이 애들을 너무 곱게 키워서 그렇다니까. 예전에는 그딴 게 어디 있어. 애들 한여름이고 봄이고 밖에서 민얼굴로 다 뛰어놀았지. 어릴 때부터 곱게 곱게 깨끗하게만 키우니까 아토피고 알러지고 생난리를 치는 거 아니야."
"요새 엄마들 보면 어릴 때부터 애들 선크림 발라주고 난리 치잖아. 그러니까 애들이 자외선에 약해지는 거야. 예전엔 자외선 알러지라는 말도 없었다고. 그 말 들어본 게 최근 몇 년 안이잖아 나도."
다른 사람도 거들었다.
내가 자외선 알러지를 일으킨 건 중3 때였다. 그때는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였고 체육 시간 같이 먼지와 자외선이 동시에 자극이 될 때만 발진을 일으켰었다. 고등학교 땐 새벽같이 등교해서 체육 시간 외에는 늘 교실 안에 있었으니 별로 문제가 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체육 시간이 지나면 항상 발진 때문에 고생했다. 학급 친구들은 놀려댔다. 자외선 알러지가 뭔지도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
대학교 4년간 양산을 쓰고 다녔다. 제대로 된 선크림이 있는 줄도 몰랐고 알았더라도 살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체육회 다음날은 눈을 못 뜰 정도로 얼굴이 부어서 결석했다. 졸업을 하고 화장을 하면서 선크림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나한테 맞는 순한 것을 찾아서 살 수 있을 정도는 되었고..., 그래서 지금은 선크림 없으면 밖으로 못 나가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괴롭지는 않다.
내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내 얼굴에 뭔가 발라준 적이 없다. 그래서 불만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환경이었다는 이야기다. 대학교 4학년 때 교육실습을 갈 때까지 화장도 한 적이 없다. 곱게 커서, 피부를 약하게 만들어서 알러지가 생긴다니, 그럼 수많은 식품알러지들은 도대체 무엇이며, 일본의 꽃가루 알러지는 뭐냔 말이다.
제대로 된 선크림을 바르게 되면서부터 피부는 꽤 많이 좋아져서, 요즘은 피부 나쁘다는 소리는 별로 안 듣고 산다.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십 년 넘게 이러다 보니 익숙해졌다. 배낭여행을 갈 때면 꼬박꼬박 면세점에서 선크림을 사고, 그것도 피부에 독하긴 하니까 클렌징도 꼼꼼히 한다.
피부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건 자외선 알러지를 일으키고 온통 얼굴에 트러블 때문에 다들 놀려대던 그 시절을 다 지나서, 나 자신에게 경제력이 생기기 시작하면서다. 젊은 어머니들 욕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알러지에 대해서 무지한 걸 보고 있으면 울컥울컥 화가 난다.
예전엔 자외선 알러지 같은 것 없었다, 는 것.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건 부모들이 아이들을 약하게 키워서가 아니라, 공업발달로 환경이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기 예보에 자외선 지수를 보도할 만큼 자외선이 강해진 것도 최근의 일이니, 어르신들 어렸을 때 정말 자외선 알러지 같은 거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그 시절엔 자외선 알러지를 가진 사람도 자신이 자외선 알러지인 걸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나처럼 볕에 나간 다음엔 온몸이 퉁퉁 부어 괴로워하면서도 왜 그러는지 모르고 괴로워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어느 쪽인지 모르겠지만, 썬크림을 바르고 등교해야만 한다는 그 아이가 하는 말이 진실이라면, 나는 그 아이가 너무 가엾다. 평생 외출할 때마다 나처럼 살 걸 생각하면 안쓰럽다. 그리고 나에게 말했던 그대로 혹시 그 아이에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더더욱 가엾다.
 
2009/05/19 10:23 2009/05/19 10:23
2008/07/26 01:41 | 일본유학

일본 카나가와현/동경 지역은 연일 33도 안팎의 온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동경이 33도에 카나가와가 34도, 어제는 동경이 34도에 카나가와가 33도... 1도 정도 달라도 잘 모르겠지만요.

일본 기상청 (정식 이름은 잊어버렸음)에서 장마의 종료를 정식으로 선언한 7월 말. 한국에서는 태풍의 이야기가 좀 들려오는 것도 같은데 이 곳에서는 연일 찜통 더위와 열대야와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이어지네요. 대학의 지하철역에서 대학 안, 가장 수업이 많은 유학생 센터까지는 보통 걸음으로 20분이 소요됩니다. 옷이 흠뻑 젖는 건 둘째 치고 머리가 핑핑 돌 정도로 그늘이 없는 길입니다. 작년 10월에도 꽤 더워 했던 것 같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는 말 그대로 천국이었군요.

일본의 습도는 살인적입니다. 8월에 칸사이 배낭여행을 했던 2000년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아찔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도 종종 탈수현상이나 탈진 현상을 가볍게 보이곤 했었던 것 같아요. 온도도 온도지만 문제는 이 습도입니다. 체감온도 자체로는 이집트의 40도 넘던 여름 날씨가 차라리 시원했던 것 같습니다.

자외선 알러지가 있어서, 외출 시에는 드러나는 부분 전체를 썬스크린으로 칠을 하고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땀이 너무 많이 흘러서 모자를 쓰는 건 무리. 양산도 바람이 통하지 않아서 오히려 덥게 느껴질 때도 있어서 포기해버리고 지금은 최강 썬스크린으로 온 몸을 감싸고 나갑니다.

그런 것이, 6월 말경부터 묘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 봄에도 자외선 때문에 손등에 발진이 나곤 했었지만, 이번에는 손등이 아니라 팔의 안쪽. 차렷 자세를 하고 섰을 때 몸 쪽으로 향하는 그 부분, 보통은 햇빛이 덜 닿아 덜 타는 바로 그 부분에 발진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보통 자외선 알러지 반응은 팔의 위쪽에 생기는 게 많아서 썬스크린 로션을 아래까지 꼼꼼하게 바르지 않았던 것도 같아서 열심히 열심히 썬스크린 로션을 발랐지만... 이게 줄어들지 않는 거에요. 처음에는 팔꿈치 쪽에서만 생긴 발진이 아래쪽으로 전진하듯이 번지더니, 급기야 손바닥까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지요. 손바닥에 발진이라니. 원래 손바닥이 약간 붉은 편이라서, 색깔의 변화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증상만큼은 똑같은 겁니다. 미칠 듯이 가렵고, 긁으면 따끔거리고 아프고. 피가 배어 날 때까지 긁어도 나아지지 않아요. 자외선 알러지인 자신을 원망하면서 선스크린 로션을 열심히 바르는 것만 계속했죠. 근처에 피부과가 있긴 한데, 여기 병원 비싸기도 하고. 알러지라는 게 불치병이라고도 하고.

아라라. 그 다음에 증상이 나타난 건 무릎 아래, 다리의 앞쪽입니다. 치마도 안 입고 긴 바지만 입고 다니는데, 웬 자외선 알러지. 아아, 이건 땀띠인가보다, 했습니다. 미칠 듯이 더웠으니까, 긴 바지 아래로 땀띠가 날 법도 하지. ...근데 이상한 건 있어요. 바람이 더 안통하는 건 허벅지 쪽일텐데, 어째서 무릎 아래인걸까. 운동화로 땀범벅이 되는 발등은 그렇다고 쳐도.

기숙사에 돌아오면 발진에 혀를 차는 날이 지속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죠. 왜 오른쪽만이야? 팔의 안쪽도, 땀띠로 추정되는 다리도, 왜 오른쪽만일까요? 이거 자외선 알러지도, 땀띠도 아닌 게 아닐까. 그리고 오늘 아침, 문득 행동 패턴을 추적해 보았습니다. 오른쪽 무릎 아래, 오른쪽 팔의 안쪽과 손바닥과 손목. 이 부분에 해당되는 자극이 뭐가 있을까.

...그리고 깨달은 거지요. 이 기숙사의 책상이, 금속제라는 걸요. 최근 레포트가 많아서 기숙사에 돌아와서도 노트북으로 이런 저런 작업을 할 때가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책상에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왼손은 대개 책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팔은, 정확하게, 알러지가 나온 그 부분이 책상에 항상 닿아 있었던 겁니다. 손바닥의 발진 부분은 마우스를 잡고 움직일 때 닿는 부분이고, 팔꿈치는 말할 것도 없고요. 팔의 윗부분은 책상에 닿을 리가 없지요. 그리고 다리. 기숙사에서는 헐렁한 면 반바지를 입고 있는데, 무릎 아래 부분은 보통 서랍이 있는 오른쪽에 직접 살이 닿아 있는 경우가 많더라는 겁니다.

알러지는 곧바로 자극에 대해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지만, 자극이 누적되어서 비로소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외선 알러지가 처음 나타난 게 중학교 2학년 때니까요.

내일은 나가서 책상에 깔 천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면으로 된 식탁 매트 같은 게 100엔샵에 있었던 것 같으니 그걸로 되겠지요. 그리고 오른쪽 다리의 경우는...., 책상 안쪽에 천을 붙여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나마 다행이지요. 원인을 알았으니. 한달동안 썬스크린 로션 40ml 한 통을 다 쓸 정도로 열심히 바르고 다녔는데, 이젠 원래 바르던 양으로 돌아가 보려고요.

숙제에 치이는 날이지만, 그럭저럭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2008/07/26 01:41 2008/07/2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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