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일로 계속 체한 듯이 속이 막혀 있어서
기분 전환 겸이랄까, 안경을 맞췄다.
거기는 안경이 엄청나게 비싸다고 들어서,
지금 안경도 도수가 맞지만 예비안경으로 쓰는 게 도수가 안맞아서
같은 도수 안경을 하나 더 하기로 한 것이다.
안경 한 번 맞출 때마다 어쩌구 압축 덕분에 렌즈가 20만원이 살포시 넘어가 주시고
저렴한 안경테들은 어찌나 유행을 많이 타는지
눈동자도 못 가릴 것처럼 보이는 작은 렌즈부분이 도통 맘에 안들어서
결국 이번에도 슉- 거금이 날아가 버렸다.
다시 예전 안경과 조금 분위기가 비슷해진 듯도 싶다.
은색 타원형 테. 동글동글동글.
집에 오니 전에 주문했던 물건이 도착해 있고,
며칠 전에 주문한 도장도 도착했고.
한문으로 된 성에, 카타카나 네 자로 된 새 도장도 도착했다.
이 이름을 그대로 히라가나로 쓰면 일본어에도 있는 단어란다.
한문 이름인 사람들은 그냥 쓰던 도장 쓰면 되는데
나만 새로 파야 되어서 귀찮다고 생각했던 것을 반성하다.
큰 돈 들어가는 데가 자꾸 터지고,
짐을 부치는 데는 한 박스에 이만원 선. 20kg 제한.
준비하는 동안 자꾸만 여기 저기서 터지는 일들에 아찔하다.
그 와중에, 내가 수업했던 한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결코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일.
새벽에 잠을 못 이루고 앉아서
내일 또 상사와 어떻게 원만하게 이야기를 할 것인가
오늘처럼 궁상을 떨지 않으면서 끝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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