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이야기, 6
며칠간 선배는 거의 집에 붙어 있지 않았다. 오랜만의 귀국이니 만날 사람도 많을 테고, 친지들과도 일이 있을 거다. 하지만 혹시나 선배가 일찍 들어오지 않을까 해서 만들어 둔 저녁밥을 다음 날 아침에 그대로 보게 되면 마음 한 구석이 저릿해지곤 했다. 더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선배가 매일 아침 챙겨 놓는 아침이었다. 선배는 내가 일찍 일어난 날에도 항상 먼저 나가고 없었다. 더운 여름에 부드러운 스크램블은 좀 식어 있어도 상관없었지만, 냉장고에 바꾸어 붙여두는 메모에는 한 번도 답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 즈음에 나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 날 밤에 내가 선배를 상처 입힌 게 아니었을까. 내가 의식하지 못한 무언가로 선배가 화가 난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내가 사람을 대하는 데 서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리 지르며 내 목을 조르던 그 남자 외에도 내가 지금껏 사는 동안에 나를 죽이고 싶어 했던 사람이 없었던가. 처음 그 남자의 죽음을 목격했던 그 날의 ‘그 여자’, 그리고 등 뒤에 서 있었던 ‘그 애’ 지훈이, 술이 취해 붉은 눈으로 내 몸을 훑는 그 사람, 그들의 눈에 종종 덜함 없는 살의가 맺히곤 했던 것을 나는 기억한다. 잊지 못한다.
수업이 없는 날에는 꼬박 컴퓨터 앞에서 보냈다. 은색 메모리 스틱. 내 하드디스크에는 이 글의 자료가 남아 있어서는 아노딘다. 나는 항상 이 스틱에만 작업을 했다. 음악을 크게 틀었다. 나카시마 미카도 오니츠카 치히로도 아닌, 생뚱맞게도 차게 & 아스카를 종일 틀어 놓았다. 가끔 안전지대나 미스터 칠드런 같은 음반을 오랜만에 꺼내 틀기도 했다.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무던한 목소리들이 그대로 귓전을 흐르도록 내버려 두었다. 정말로 견딜 수 없어지면, 미샤 마이스키를 걸었다.
원진희와 함께 조수미 콘서트를 보러 갔었다. 재능으로 뭉친 여인이 너무나 눈이 부셔서 나는 울었다. 앵콜무대의 재기발랄함에도 웃지 못했다. 내가 앉은 좌석은, 내가 교수님께 매월 받는 돈의 1/2, 반 달 치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그는 내게 귀찮은 것이라도 되는 듯 티켓을 내밀고는, 나란히 앉아서 공연 내내 조금도 변함없는 심드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너무 평범한 선곡이야.
원진희가 짧게 중얼거렸다. 대중적이라고, 누구나 알 만한 알려진 곡에, ‘명태’까지 포함된 선곡이 그는 싫었던 모양이다. 사인을 받으려 줄선 이들을 슬쩍 쳐다보고는 집으로 돌아와 몇 년 전에 발매된 조수미의 음반을 시디 플레이어에 걸었다. 그 때 나는 부끄러웠던 것 같다. 처음 앉아 보는 클래식 공연장의 최고 좌석에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해했던 내 맘을 원진희에게 들킬까봐 두려워했다.
미샤는, 원진희가 없던 겨울에 만났다. 몹시 앓았던 십이월이었다. 지나가던 길에 콘서트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곱슬머리의 남자의 웃음 띈 얼굴에 홀린 듯 버스를 타고 예술의 전당으로 가서, 30분남은 공연의 현장티켓을 구입해 들어갔다. 스웨터에 청바지, 백 팩 차림. 수중에 있는 돈을 탈탈 털어서 들어간 공연장 구석자리에서,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하는 미샤를 보았다. 긴 곱슬머리, 그는 웃고 있었던 것 같다. 열에 들뜬 몸으로 나는 처음 본 미샤에게 반했고, 두 시간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버스카드에 돈이 하나도 없어서였다. 그 날, 텅 빈 오피스텔에서 열로 앓으면서 나는 애꿎게도 더위에 지친 나를 식혀주던 원진희를 생각했다. 안긴 후 지쳐 늘어진 나를 안고 욕실에 들어가 찬 물을 틀어 주던 원진희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떠난 날 아침 짐을 꾸려 오피스텔을 나왔던 것을, 그가 한 번도 내게 연락하지 않았던 것을 곱씹었다.
십이월의 한가운데, 크리스마스를 10일 앞둔 그 날에 앓고 일어나서 마음먹었다. 처음 서울로 왔을 때처럼 다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살겠다고. 커피 생두를 냉장고에 봉인하고, 대학원 시험의 합격 소식을 들었다.
“지윤이 있구나?”
선배의 목소리였다. 놀라 일어났다. 손에는 비닐봉지 위로 시장을 본 듯 부추 단이 삐죽 삐져나와 있었다.
“한국 들어와도 왜 이리 바쁘다니. 집에서 너 볼 날이 없네.”
웃는 얼굴이, 안심이 되어서.
“웬 부추여요? 전 부치시게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받고.
“응? 아니, 만두 먹고 싶어서. 친척집에서 김치도 받아왔어. 시큼한 게 만두 하기 좋을 거야.”
“안 더우세요?”
내가 전전긍긍했던 것, 선배가 다치지 않았을지 염려했던 것을 억지로 묻고, 웃음 짓는다.
“이열치열이라잖니. 남는 거야 냉동실에 넣으면 되고, 아 그리고.”
선배는 웃으며 백팩에서 작은 캔 하나를 꺼냈다. 진녹색의 작은 캔, 정육면체에 가까운 직육면체, 고딕체의 화려한 글씨로 ‘포트넘 엔 메이슨’이라고 쓰여진. 뒤늦게 그 의미를 알고 왈칵, 울음이 솟구치는 것을 참았다. 다질링. 내가 유일하게 마실 수 있는 홍차 캔. 선배가 좋아하는 건 앗삼이었다. 그리고 선배는, 옅은 다질링 보다는 짙은 앗삼이나 케냐로 밀크티를 끓여, 얇게 썬 아몬드 슬라이스를 띄워 먹는 것을 좋아했다. 선배와 함께 갔었던 대학로의 ‘차야’에서 선배가 당황했던 걸 기억한다. 진한 홍차도 우유도 버거워하는 나에게 선배는 퀸 앤 대신 다질링을 새로 시켜 주었다.
“기왕 이열치열이니까,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뜨겁게 다질링 마시자.”
“선배는 앗삼 좋아하시잖아요.”
“백화점에 작은 캔으로 앗삼이 없대. 그리고 앗삼 슈퍼브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그건 작은 캔으로 아예 나오지도 않잖니.”
속 보이는 거짓말. 선배의 눈이 흔들려서 나는 그냥 애써 웃는다.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두부를 으깨고, 부추를 총총 썰어 넣고, 다진 고기를 볶아서 넣고, 김치도 총총 썰어 물기를 짠다. 선배의 손이 빠르게 칼질을 하고 나는 베로 물기를 짜낸 재료들을 섞었다. 선배보다 내가 손이 크다. 재료는 점점 더해지고 나는 계속 잘 섞는다.
“결혼식은 언제에요?”
“응, 어제.”
태연하게 선배가 앉은뱅이 상 위에 물 대접과 만두피를 놓으며 말했다.
“며칠만 더 신세질께. 모처럼 왔더니 보자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야.”
“신세라뇨…, 제가 오히려…!”
“또 정색한다, 우리 지윤이.”
웃음.
선배는 시범을 보이듯이 갸름하게 만두를 빚고는 양 끝을 붙여 동그란 모자처럼 만든다. 선배가 ‘조명’에 몇 번인가 만두를 쪄 왔던 것을 떠올린다. 선배를 닮아 작고 둥글던 만두 속에는 가끔은 잡채가, 가끔은 김치가, 또 가끔은 불고기가 담뿍 들어 있었다. 선배는 영문과가 아니라 식영과를 가야 했던 게 아니냐고, 그나마 편하게 지내던 후배들이 놀림을 섞어 말하면, 언젠가 세계 제일의 요리사가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의 음성이니까 황송해 하도록! 깐깐해 보이는 얼굴로 그렇게 말하곤 했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좋아하는 게 한 가지는 있다. 설사 그게 그 사람의 일상적인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손도 큰데 만두 참 잘 빚는다.”
선배가 웃으며 내 만두를 가리켰다.
“송편도 잘 빚겠다. 어머님이 좋아하셨겠네.”
“아뇨, 저희는 별로…, 송편 안 빚어서요. 만두도….”
말을 흐린다. 지끈, 무언가가 우는 소리. 명절이면 더 눈물짓던 그 여자. 내 목을 졸랐던 그 남자가 좋아했던 가래떡은 끝내 식탁 위에서 사라졌다. 무슨 연상 작용이었는지 송편도, 만두도, 사라졌다. 그리고는 명절이면 그렇게 세상이 무너질 듯 흐느꼈다. 지훈이, 그 여자의 희망, 그 여자가 사랑하고, 그 여자를 사랑한 유일한 아들은 그 날에도 소리를 질렀다. 너 때문이야, 너만 아니면-. 그런데도 그들은 왜 행복해지지 못했을까. 새하얀 국화를 들고 왔던 유순해 보이던 그 남자와 새로 만들어 낸 가정조차도, 그렇게 위태롭게 무너지기 직전의 모습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왜 그 여자는 여전히 울면서 내게 전화를 거는가. 지훈이의 말 대로라면, 술에 취해 흐느끼는 그 여자의 말대로라면 나는 그들에게 어떤 의무도 없는 거다. 붉은 눈에 혀가 꼬이던 그 남자가 나를 그렇게나 혐오할 이유도 없는 거다. 그런데도 그들은 잘못 씌어져 있다는 서류를 정정할 생각도 하지 않고, 내게 이해할 수 없는 의무를 주장한다.
“진희는 요즘 안 만나니?”
지나가는 말처럼 선배가 묻는다. 나는 도리질한다. 만나지 않을 거예요. 더 이상 원진희가 내 삶을 휘두르게 하지 않을 거예요. 그 애가 오지 않는 방에서 쓸쓸해 하는 것이나, 한없이 그 애 취향에 맞추는 것이나, 내가 소중하게 생각한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애에게 어울려 들어가는 것, 모두 힘이 드니까. 사랑이란 이름은 일방적으로 되는 게 아니고, 손은 혼자서 잡을 수 없는 거니까. 1학년 2학기부터 지금까지 4년간 휘둘린 시간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처음처럼 홀로 서고.
“난 그 녀석, 싫어했어. 처음 신입생 환영회때부터, 이상할만큼 거슬렸지.”
그만큼 튀었으니까요, 선배들이 좋아할 인상은 아니었어요. 저도 알아요.
“넌 그 녀석의 뭐가 좋았니?”
“…잘 모르겠어요. 지금 와서는. 아마…, 거침없고, 오만한 것 같은 눈빛이나, 모든 게, 당연한 듯이 누리는 그런 뻔뻔함…, 그런 게 좋았던 걸까.”
“이거 두 번째 묻는 건데, 지윤아, 너 지난번과 대답이 다르네.”
“…예?”
되묻는 내 눈에 선배의 숙인 눈꺼풀이 들어온다.
“아냐, 이 쪽이 좋아. 지난번에는…, 울었거든, 너.”
선배는 소반에 가득한 만두를 찜 틀에 베를 깔고 올린다. 나는 숨이 막혀 잠시 숨을 쉬지 못하다가, 선배가 돌아와서야 하아, 겨우 내뱉었다. 잊고 있었던, 그가 떠난 날의 일이다. 잊어버리려고 했고, 잊어버렸던.
- 너 그 녀석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
- ……몰라요.
겨우 말을 뱉고 나는 도망치듯이 돌아서서 올라갔다. 어딘지도 모르는 길을 계속 걷고 걸어가다 돌아서니 선배가 있었다.
- 지윤아…, 너…, 진희와…….
뒷말을 듣지 않고 나는 무너졌다. 선배, 어떻게 해요. 간대요, 원진희가 일본에 간대요. 떠남을 준비했던 건 나였는데도, 그가 떠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게 말 한 마디 없이, 날 떠날 준비를 했던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다. 더 견딜 수 없던 건, 내가 그를, 여전히, 그리워 한다는 사실이었다.
“이건 이제 얼려 놓아야겠다. 냉동실 여유 있지?”
“예. 별로 쓰지 않으니까요.”
그나마 들어있었던 생두도 내놓았고. 선배가 나를 현실로 되돌려 놓지 않았더라면 나는 1년 전 시간에 게속 머물러 있을 뻔 했다. 덕분에 선배와 같이 냉장고 속으로 남은 만두를 모두 집어넣고, 마침 한소큼 끓어 오른 찜통을 보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쿡 낮게 웃었다. 선배와 알고 지낸 시간은 길었지만 선배와 함께 이 집에서 한 것은 이삿짐을 싼 것 외에는 없었다. 가끔 내가 선배에게 커피를 내려 주긴 했어도, 선배가 가끔 보온병에 든 다질링을 내게 건네긴 했어도. 두 사람이 함께 무언가 한 것은 지금 함께 만두를 만든 것이 처음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특별한 말은 필요 없었다. 나는 초간장을 만들었고 선배는 야채를 오리엔탈 드레싱으로 무쳤다. 함께 저녁을 먹고, 함께 설거지를 하고, 선배가 끓인 따뜻한 홍차를 마시면서 나는 정말로 완전히 원진희를 잊고 있었다. 선배는 흥얼거리며 차게&아스카의 On Your Mark에 맞춰 발을 굴렀다. 나는 컴퓨터에 꽂힌 은색 스틱이 더 이상 짐스럽지 않았다. 선배의 그 말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더없이 행복했다.
“부모님, 이혼하실 것 같아.”
“……예?”
어이없는 반문.
“아버지한테 새 여자가 생겼대. 한국에 남는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불안해했던 게 적중한 거지. 어머니한테 이혼해 달라고. 어머니는, 명쾌하게 도장 찍어 주겠다고 하고.”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웃으면서, 담담히 선배가 말했다.
“어머니는 그냥 거기 계실 거라고, 수속 밟으시는 중. 한국 땅에 정떨어졌다고.”
그럼 선배는요?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선배는 어머니의 교환교수 건으로 나간 거였다. 2년 반, 한시적인 유예였다. 나는 선배가 돌아와 대학원에 가거나, 혹은 선배가 좋아하는 요리를 시작하거나 할 거라고, 늘 그렇게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그 모든 당연했던 것들은 실상 하나도 확실하지 않은 가정에 불과했다. 선배가 그 곳에 계속 머물 확률, 외가가 있다는 그 나라에 완전히 뿌리내릴 가능성도 그만큼 있었다. 교수님이 졸업한 학교, 교수님이 섰던 강단, 나와는 별로 상관 없던 것들이 돌연 무게감을 재고 중요한 것이 되었을 때, 노래가 바뀌었다. Say Goodbye.
“나는, 어쨌으면 좋겠어?”
선배가 물었다. 말문이 막혔다. 어째서 내게 물어요. 어째서 내가 그 일을 결정할 수 있는 듯이, 내가 선배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처럼 믿게 만들어요. 그렇게 보지 말아요. 그런 눈동자로 보지 마세요. 선배는 늘 웃고 있었잖아요. 변함없이 그 곳에 서 있는 마을 입구의 오랜 나무 마냥, 늘 그렇게.
“그 나라에서 일을 가지고, 그 나라에서 결혼을 하고,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언어 문제는, 뭐 괜찮을 거야. 공부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명색이 영문과 졸업생이니까.”
“선배가 왜 공부를 못해요, 교수님들이 선배 얼마나 좋아하셨는데요.”
의미 없이 반박한다. 해야 할 대답 대신에 말을 돌린다. 무거워요. 나한테 그런 거, 묻지 마.
“뭐 일단은, 처음 계획대로는 거기 있을 거야. 요리 스쿨 다니거든? 한국 오느라 쉰다고 말하고 왔지만. 정식으로 중국요리 자격증 따고 올 생각이었고. 영국에서 중국 요리 자격증이라니 좀 웃긴가? 어쨌든 좀 더 생각해 봐야지 뭐. 오더라도 아버지 하고는 안 볼 테니까 서두를 필요도 없고.”
선배도 중언부언 말을 맺었다. 나는 안도한다.
“…주착이라니까, 아버지 말야. 새 여자, 이제 겨우 서른이래. 웃겨. 딸 뻘 되는 여자랑, 뭐 하는 건지.”
남의 추문을 이야기하듯이 웃음을 섞어 말하고는 선배는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짓눌린 내 표정을 읽은 듯이.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또 나 보시고 뭐라시는 줄 알아? 네가 결혼을 아직 안한 게 제일 마음에 걸려. 현진아, 맘에 두고 있는 상대 있으면 미루지 말고 보여 줘, 래. 당신 결혼이 그렇게 어이없이 파토가 났는데, 거기서 자식을 어서 결혼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어떻게 드는 건지.”
선배의 말을 그저 듣고 있었다. 그렇구나. 현진 선배의 부모님, 선배의 지갑 속에 들어 있었던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서로 마주보고 있던 그 두 분이, 헤어지는구나. 세상의 모든 결혼은 그렇게 무너지는 것인가. 나는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이없게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선배 역시도 결혼을 할 수 있고, 누군가의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어째서 그렇게나 현실성이 없는 일처럼 느껴졌었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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