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9/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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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일본에서의 생활이 삼개월 남았습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것 모두 이루시는 복된 새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출처는 루피시아의 신년 메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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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のガーデン종영

2008/12/18 23:25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2007년 일본에 온 이래로 그렇게 드라마를 챙겨보게 되지는 않았다. 바쁜 생활도 생활이지만 무엇보다도, 일본 드라마의 패턴성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된 것이다. 독창적이고 섬세한 각본가들은 줄어들고 간판 스타를 내세운 단순하고 자극적인 스토리의 드라마가 주류를 이루게 된 것도, 내가 일본 드라마를 전만큼 좋아하지 않게 된 이유다.

후지TV와 아사히TV, TV도쿄, 등등에서 여러 드라마를 방송하는데, 낮시간의 오후 2시경의 드라마(소위 말하는 '아줌마'들이 주로 보는 드라마라, 엄청나게 진흙탕같은 이야기가 벌어진다)를 제외하면 보통 13화 전후에서 끝난다. 13화 전후에 한주에 한 번 방송하게 되므로 실제로는 석달간. 키무라 타쿠야가 주연한 '체인지', 우에노 주리와 에이타가 주연한 '라스트 프랜드' 가 여기서 본 비교적 나쁘지 않은 드라마였다. (전부 후지TV구나 그러고보니) 하지만 엄청 대 저택을 싼 방세로 제공하면서 거주자들을 경쟁하게 만드는 이야기라든가, 몇 명의 슈퍼 중학생이 쇠퇴하는 학교를 구하기 위해 잠입한다거나, 여자 아이돌 지망생들 세명이 남장해서 데뷔하는 이야기라든가, 재벌급의 싸가지 여자와 아이 셋이 있는 가난한 홀아비의 좌충우돌 연애담... 같은, 현실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는 게 문제다.

그러다가 이번 시즌, 가을에 후지TV가 몇 년간을 들여서 준비한 작품 '카제노 가-든'이 등장했다. 각본가는 '키타노 쿠니카라' 시리즈로 알려진 실력파.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신 시리즈는 꽃으로 유명한 홋카이도의 '후라노'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작품의 무대가 되는 '가든' 을 만들기 위해서 몇 년간 실제 꽃과 나무를 재배해, 자연스러운 실외 배경을 만들어 낸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카제노 가든'은 암 선고를 받은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남자, 장난을 좋아하고 여자에게 인기가 있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참 쓰레기같은 인생을 살아온 남자다. 어릴 때는 의사 놀이를 한답시고 같은 반 여자애의 옷을 벗기고(...애들 장난이라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중 고등학교때는 같은 학교 여자애들을 신사로 불러내 겁탈(.) 결혼하고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았지만 바람기가 문제가 되어서 결국 집을 떠난다. 성공한 의사이긴 하지만 집은 돌아보지 않으면서도, 아내 급의 불륜(.) 상대에다 딸 같은 나이의 여자와도 묘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런 남자가, 암 선고를 받으며, 올 해를 넘기기 힘들 거라는 사형 선고를 받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손을 쓰기엔 너무 늦은 시간. 남자는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자신의 가족들에게 속죄하기 위해서 후라노로 돌아간다.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것은 비밀로 붙이고.

불치병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라니, 전형적이고 진부할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가족들과 남자 사이의 감정 라인이 지극히 일본적이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이지 않도록 선을 유지하면서도 이야기는 각자의 캐릭터의 인간성을 충분히 살려 나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후라노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게 되는 것은 부수적인 보너스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 작품에서 사용된 꽃들에 대한 DVD가 출시될 예정이다. 그 정도로 이 드라마에서 다루는 후라노의 자연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작가 자신이 후라노에 살고 있어서인지, 지역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드라마 전체에 흘러넘친다.

귀국 전에 DVD가 출시되면 구입하는 걸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그 정도로, 내가 일본 드라마를 버릴 수 없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한 작품이었다.

일시귀국했습니다.

2008/09/09 11:40
일시 귀국 했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기숙사에 퇴실 수속을 했습니다.
이사갈 주소도 적으라고 하고, 25일 퇴실한다고 했더니 24일 아침에 방 점검을 한대요.
개수대라든가 벽면, 환기구, 에어컨, 화장실과 욕조 세면대 등의 청소상태를 본답니다.
청소 상태가 나쁘면 벌금 물어야 된다는데..., 뭐 괜찮겠지요.

그리고 방세를 내고. 이 방세 내는 건 이번 달로 끝이죠. 약 만오천엔. (십육만원정도)
광열비가 별도이긴 하지만 엄청 느린 속도긴 해도 인터넷도 되는데 싼 편이었죠.
여름과 겨울의 살인적인 광열비를 생각해도 한달에 이만 오천엔에서 해결이 됐으니까요.

이사가는 곳은 방세가 세배가 넘습니다.
가구와 가전이 딸려 있고, (밥솥은 없지만 그건 샀던 거 가져가면 되고)
자체태양열 발전을 하는 곳이라 광열비도 방세에 포함.
요코하마 근교를 통털어도 그 정도 조건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는데다가...
무엇보다 일본의 방 계약은 기본이 1년인데다 외국인을 꺼려서
6개월을 계약할 수 있는 방이 드물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새로 방을 들어가면 부동산의 사례금(보통 방세 1-2개월분), 보증금(보통 방세 1-2개월분)
등이 들어가서, 6개월동안 실제로는 8-10개월의 방세를 물어야 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이사가는 곳은 집주인과 담당 교수님이 직접 이야기를 하신 것이라서 사례금도 없고
보증금으로 방세 한달 분. 7개월분의 방세가 들어가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꽤 멀어지게 되지만, 아늑한 주택가라서 어떤 면으로는 좋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어쨌든 그렇게 방세를 내고, 점심을 먹고, 무거운 짐을 낑낑대며 요코하마역으로 이동.
요코하마-나리타 간의 살인적인 리무진 버스 비 (3500엔 - 36000원쯤. ㅠㅠ) 에 다시 한번 움찔하고,
두시간의 장거리 버스 끝에 공항에 도착.
면세점에서 뒹굴거리며 놀다가 비행기 타고
6열 좌석에 2열은 5살 꼬맹이+엄마 (꼬맹이가 호기심이 어찌나 많든지 한시도 쉬지않고 조잘조잘...)
복도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은 갓난애기와 부부 (얌전하길래 방심했더니 이륙때부터 5분 간격으로 울어댐)
맛없는 노스웨스트 기내식이 어디로 들어갔는지도 모르겠고 (김밥 두 쪽, 닭날개튀김 한개 과일 한쪽)

내렸더니 어머니가 마중나와 주셨습니다. >ㅅ<

한국어가 들리는 게 엄청 낯설고
버스가 너무 멀미가 나서 어라 어라 싶었더니 진행방향이 반대...
집에 도착했더니 내 방은 또 왜이리 넓은지.

뒤굴거리며 히죽거리고 있었나봅니다.
아버지가 "집에 오니까 좋으냐?" 라셔서 즉답 "헤헤. 좋죠."
어머니가 슥 지나가다가 그러십니다 "누가 나가랬냐."
일상적인 대화 패턴에 또 조금 웃음이 나옵니다.

아버지 근황 이야기를 한참 하고
딸내미 온다고 주문하셨다는데 시침 뚝 떼며 아버지가 내놓으시는 '꽃게'
쇽쇽 마지막까지 다 빼먹었습니다.

다음주 금요일 아침 비행기로 돌아갑니다.
집은 좋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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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능력시험 접수했습니다.

2008/08/29 20:38
한국에서 일본어 능력시험 JLPT는 딱 두 번 쳐 봤어요.
2005년에 2급, 2006년에 1급.
2007년에는 한국에서 일본 시험을 접수할 수가 없어서 그냥 넘겼죠.

일본에서 일본어 능력시험을 치기 위해서는
일본의 주소지가 필요합니다.
자신이 꼭 살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접수증부터 합격통지서까지 일본으로 오기 때문에
일본에 지인이 있다면, 유학오기 전에 한국에서 일본 접수를 부탁할 수는 있겠지요.

한국에서는 어학시험의 인터넷 접수가 거의 일반화 되어 있지만
일본에서는 시험의 인터넷 접수라는 것은 거의 예가 드뭅니다.
지인의 친구가 일본의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비행기를 타고
한국과 일본을 왔다갔다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군요.

일본에서 저런 어학 시험의 접수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설명 겸 이야기해볼게요.
시험 공지는 대학이나 서점 같은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공지가 뜨면, 지정된 대형 서점에서 지원서를 판매합니다.
일본어 능력시험의 경우 지원서는 500엔입니다.
보통 저 안에 원서 작성 요령과 시험 요강 등이 함께 포함이 되어 있고요.
그리고 원서 접수용의 봉투가 같이 들어 있습니다.

시험료는 대부분 지로 용지로 납부합니다.
지로 용지로 납부한 영수증이 두 장이 나오는데,
한 장은 수험자의 보관용, 한 장은 제출용이에요.
이 제출용을 원서와 함께 접수용 봉투에 넣어 발송하게 되어 있습니다.

원서에는 사진을 붙이게 되어 있지만 이게 또 조건이 있습니다.
여권과 마찬가지로 배경에 짙은 색이 있어선 안되고,
사진안의 얼굴이 너무 작아도 안됩니다.
보통 여권용의 사진을 일본 오기 전에 비자용으로 해서 찍는데요,
그 사진을 3x4 3.5x4.5, 그리고 여권사이즈 해서 3종류 정도를 여유있게 뽑아오면 좋습니다.
외국인 등록증, 학생증 등에 쓰기도 하고... 저런 시험에도 쓰니까요.
이 때 배경을 옅은 색으로 하는 것 만 주의하면 되겠네요.
그리고 6개월 이내의 사진이라고 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꽁수라고 할 수 있지만 겨울 옷 사진, 여름 옷 사진 정도로 구별해 오면 좋습니다. (..)

그리고 사진 뒤에는 생년월일과 이름을 볼펜으로 적은 후에 붙입니다.
사진이 우편 배송 중에 혹시라도 떨어지거나 할 경우를 대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일본의 대부분의 지로는, 수수료가 별도로 붙는데요.
능력시험의 경우엔 120엔의 수수료네요. 이건 거의 대부분의 지로가 비슷한 수준이고요.
시험 응시료가 3500엔이기 때문에 창구에서 직접 납부하는 돈은 3620엔이 됩니다.

지로 영수증과 원서를 넣고, 지정된 봉투에 넣은 후에...
이 봉투는 우리 나라 식으로 말하면 '등기발송'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편 창구에 제출하는 거죠. 발송 일자가 우체국에 남는 우편이라, 우편 사고의 경우에
제대로 마감전에 발송되었음을 증명하게 됩니다. (사고는 거의 없지만)
등기발송의 우편요금은... 원서 무게에 따라서 달라집니다만,
어학시험 원서야 별로 무겁지 않을테니까... 해서 290엔의 우편요금이 듭니다.

그렇게 발송하려고 하면, 등기우편발송용 서류를 쓰라고 하는데요.
자기 주소, 수취인 이름 정도만 쓰면 되는 간단한 서류입니다.
서류 뒤가 먹지로 되어 있어서, 두번째 장에 찍혀나오는 것이 수령증이 되고요.
혹시 우편사고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증명 서류입니다.

...자 그렇게 해서 일본에서 일본어능력시험을 치는 총 비용은.

원서료 500엔
응시료 3500엔
지로수수료 120엔
등기우편료 290엔

총 4410엔... 입니다. 지로를 지로 접수가 가능한 ATM으로 납부하면 수수료는 50엔 정도 싸게 될겁니다만. (...)

내년부터는 능력시험이 1, 2급에 한해서 년 2회가 되게 되었으니..
어지간하면 한국에서 치는 게 좋겠네요. ^^

동료 선생님의 부고.

2008/08/24 22:13

한국 야구의 우승 소식에 조금은 설레던 날.
내가 시합을 보기만 하면 지는 통에 (심지어 내가 보기 시작하면 역전패도 당하는) 어지간하면 국가 대결은 보지 않는 편인데, 결승전은 어쩌다보니 보게 됐다. 자기 나라가 결승에 진출할 거라고 굳게 믿은 일본 방송국이 게스트까지 불러놓고 대대적으로 중계방송을 한 것이다.

...뭐 그래서 아주 기분 좋은 날이었는데.
(야구 전혀 모르는 내가 봐도, 아아 정말 잘하더라. 이젠 정말 졌구나. 그래도 열심히 했지. 장하지. 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순간의 마지막 수비란.)

오늘 열어본 메일함에는 슬픈 소식이 들어 있었다.
화요일, 벌써 며칠 전. 유달리 요즘 꿈자리가 사납더니.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던 선생님의 부고를 메일로 들었다.

신설학교라 힘들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발령받은 첫 해의 학교는 정말 뒤숭숭했다.
'전례'가 전혀 없기 때문에 각자가 근무했던 학교의 전례를 들고 오기도 하고
첫해의 일이 전례가 될 거라 생각해서 몸을 사리는 일도 비일비재...
학교의 일은 같은 양인데 그게 소수의 사람에게 나뉘어지다보니 각자 맡은 일은 많고
의견충돌이 잦은 한 해였다.

그 분은 학기 초부터 몇달간 휴직이셨다.
암세포가 조기 발견되어 수술을 할 예정이고 조기 발견이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했다.
2학기에 그 분이 돌아오셨을 때는 완전히 건강한 상태셨고
병원에서의 정기 검사에서도 좋은 상태라고 했다.

그 분이 안 계신 1학기동안 기간제교사가 그 분의 일을 했고
나는 그 기간제 교사와 계속 이런 저런 일 관계로 조율을 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분이 돌아오시자, 새로 하나부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는데
수업시간이 유달리 잘 맞지 않은 터라 대부분 업무의 부장이 사이에서 이야기를 전했다.
문제는 그거였다. 사이에 사람이 낀 의사소통이다보니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었을지도.

부장이 사이에 낀 상태에서 몇 번 서로서로 언성을 높이다
결국 나중에 일대 일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보니 그건 전부 오해의 결과...
말을 전달한 쪽의 문제였다.

그리고 다음 해, 의욕적으로 담임까지 맡으신 그 분은
완치 판정만 남았다며 병원을 찾았다가..., 완치 판정 대신 청천벽력의 이야기를 들으셨다.
암과는 전혀 별개의 위치, 종양이 발견되었다고.
전이가 아니라고, 별개의 악성 종양에 마찬가지로 초기.
전보다도 더 초기니 수술로 간단히 나을거라고 입원하시고

나는 일본에 왔고, 그 분은 게속 병원에 계셨다.
간단하다고 한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고 했는데..., 그래서 돌아가게 되면
그 분과 함께 차를 나누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며칠째 계속 그 때의 일만 되새김된다.
그 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 오해가 아닐지 좀 더 빨리 확인해볼걸...

...앞으로 어떻게 어떻게 해야지 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이미 벌써 몇 번이나 경험했는데도...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박경리 선생 별세

2008/05/05 16:30
2008년 5월 5일, 어린이날.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별세하시다.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 많은 인생들을 한 작품 안에 아우르기 위해 애쓰셨을 고통은
흔하디 흔한 상투어로 뼈를 깎는 고통이라는 말을 하지만
정말로 그러한 아픔과 고충이었을 것이다.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위대한 작업을
혼란과 격동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해내신
위대한 작가의 죽음.

죽음 앞에서 삶을 생각하고
위대한 작가의 죽음 앞에서 글을 쓰는 것을 생각한다.

언젠가 직접 만나뵐 수 있을 정도의 부끄럽지 않은 위치가
되고 싶었다.
아아 이제 영영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 것이구나...

오늘, 만 서른 네 살이 되었습니다.

2008/04/1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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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축을 위해서 좋아하는 딸기 쇼트케익과 몽블랑을 사왔습니다. 후지야의 특별 세일 기간이었어요. 280엔의 몽블랑이 250엔이었고... 딸기 쇼트 케익은 개중 제일 비싼 400엔짜리로 사 와 봤어요.

아직은 젊어, 라고 위안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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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잠시 돌아갑니다.

2008/03/05 13:39
3월 10일 ~ 3월 22일 한국 갑니다.
20일 유효 티켓이라 1주일 티켓보다 훨씬 비싸졌습니다...만

한국에 가면 학교에 찾아가봐야 되는데
교장, 교감이 모두 바뀐 상태라 좀 머쓱할 거 같네요....

오늘은 선배들의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1년 반은 정말로 빨리 지나간다는 선배들의 말을 듣고 끄덕끄덕.
일본에서밖에 할 수 없는 것
일본에서밖에 배울 수 없는 것을
꼭 배우고 오라는 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언제나 그래왔듯이. 조금씩 해 나갈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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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중간 근황

2007/11/15 14:14
1. 라쿠텐에서 우여곡절 끝에 쌀 주문, 무사히 택배로 받음.

DHC의 현미는 맛있었지만 너무 소포장이라 귀찮고, 비싸기도 하고.
동네에도 현미는 소포장(500g)으로밖에 팔지 않고
가장 가까운 데는 요코하마역 서문쪽의 SOGO 백화점의 지하 슈퍼마켓...
2KG짜리를 살 수 있는 데는 거기 뿐인데, 요코하마역 서문쪽으로 가려면
지하철에서 내려 5분 정도를 비이이잉- 돌아야 한다. (빠른 걸음)
이건 물건을 사고 나서도 또 이 코스로 돌아야 한다는 게 되고
그 코스에는 '비어드 파파(슈크림)' '베이글 캄퍼니(과일 베이글)' 과
미니 크로와상의 가게 등, 유혹의 길이 이어져 있다.

그래서 인터넷 쇼핑을 찾던 중에, 일본의 최대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라쿠텐을 연즈군의 도움으로 알게 되어서 주문.. 한 건 좋았는데
외국 카드여서인지 자꾸 승인 거부가 뜨면서 주문취소
하는 수 없이 '대금인환' 이라는 제도로 주문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우리 나라에선 없는 제도 같은데,
택배를 받을때 택배원에게 물건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DHC 같은 경우엔 인환수수료가 없지만
라쿠텐에서는 대부분 인환수수료가 붙는다.

그리하여 5kg 현미를 2250엔에 주문하고, 인환수수료가 300엔 붙어서
오늘 12-2시 사이에 받고 싶다고 햇더니
1시에 도착했다. 무사히 수령.
조금 걱정했는데 쌀 질은 좋아 보인다.

밥맛을 무척 중시하는 일본이어서인지
잡곡을 찾기가 힘들다.
보리도 잘 안 섞어먹고...
가게에는 '코시히카리'가 주류이고
건강 16곡 같은 잡곡 셋트가 있긴 한데 대개
4인가족용 1회분씩 나누어 포장되어서 비싸다.

현미밥은 내 사랑하는 조지루시 밥솥이 맛있게 '현미밥' 혹은 '발아현미'로
지어주고 있다. ^__^

2. 환경호르몬을 자각하다.
일본에 온 둘째날 식기를 샀었는데,
중국제를 싫어하는 나.
100엔샵에는 예쁜 밥그릇이라곤 일본제 플라스틱 밖에 없었다.
그래서 밥그릇과 국그릇, 라면그릇을
전부 저 일본제 플라스틱으로 사서
(그래도 내열온도가 140도 정도였던 건 확인했음)
쓰고 있었는데...

최근 일본어 수업 시간에 문득 보게 된 환경 호르몬 관련 지문.

....아
일본 요리보다 한국 음식이 온도가 높다.
아마 일본 사람 중에 '네코지타' (뜨거운 거 못먹는 사람)이 많은 건
그런 이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닭찜이라든가 돼지고기김치볶음이라든가
닭꼬지 야채볶음이라든가
야키소바, 야키우동이라든가...
라면, 우동 기타등등...
...아 내가 먹는 건 참 온도가 높은 음식이었다....

갑자기 엄청나게 찜찜해진 나.

어제 이 지하철 역 근처에서 가장 큰 100엔샵으로 발걸음을 옮겨
결국 밥그릇 국그릇 라면그릇을
모두 일본제 도자기로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스푼도... (스푼도 우동 스푼 플라스틱 샀었음)
일본은 숟가락 문화가 아니어서
숟가락을 쓸 땐 카레 정도가 고작인 거 같다.
가끔 디저트류(푸딩이나, 안닌도후, 아이스크림 같은)를 먹을 때 스푼을 써서
스푼은 작은 게 주류.

잘 뒤지고 뒤져서 '카레스푼' 이라는 스테인레스 제품을
역시 일본제로 두 개 구입.
100엔샵에서 사더라도 잘 뒤져보면 일제 많다. (...)
한국 제품도 있다. 손톱깎이랑 가위는 한국산으로 샀다.

처음에 샀을 때 잘 생각했어야지 하고 반성했지만...
처음 갔었던 가장 가까운 100엔샵엔 일본제 도자기가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안이쁜 중국제 그릇을 사기 싫어서 버둥거렸을 거 같긴 하다.


3. 따뜻한 이불과 전기장판은 일본 생활의 필수품

볕이 짱짱하게 들어서 이불을 널어 놓았다.

같이 온 한국 사람들이 춥다고 에어컨을 온풍으로 빵빵하게 틀고
전기장판도 높게 틀고 잔단다.

여기서 와서 산 건 거의 필요해서 산 물건이지만
양모이불(요, 이불 합해서 약 7천엔)은 정말 잘 샀다.
잘 때 에어콘도 안 틀고
한국에서 받은 전기장판을 2로 맞춰놓고 자면
정말 포근히 잘 잘 수 있다.

찍찍이로 방바닥을 슥슥 밀고, 환기도 시키고
올 주말에는 TV가 손에 들어올 것 같다.

올해는 홍백전을 TV로 볼 수 있을지도....

11월 11일/그간 생활 요약

2007/11/11 14:14
사진이 많아서..., 엑스박스 뜨지 않을라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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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토요일에는 교원연수생팀 7명과 작년 선배 한분이 같이 로보쇼를 갔습니다. 로보쇼는 아키하바라에서 열렸는데요. 마치고 나서 우에노 시장이랑 교엔을 들렀다가 왔습니다. 로봇 강아지. 쓰다듬어 주면 얼굴을 붉히거나 몸을 웅크리거나 하기도 하구요. 등을 쓰다듬으면 꼬리가 흔들거리거나, 어쨌든 실제 강아지의 귀여운 면을 많이 반영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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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쪽에선 로봇축구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정교한 동작이 가능하더군요. 넘어지더라도 자력으로 일어나야 하고. 킥과 수비가 모두 가능해야 되니까.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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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모았던 KARFE. 여성형이구요.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면 분해하고 이기면 매우 기뻐합니다. 저는 이겨서 형광펜을 받았습니다. '아아, 마케타-. 안타, 쯔요이네.' 라고 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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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한국팀 세명이서 파스타를 먹었습니다. 유명한 도쿄역 지하, 미식 거리에서 시킨 봉고레. 일본은 파스타가 대부분 맛있습니다. 특히 모든 가게(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에서 올리브오일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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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쁘게 한주를 보내고, 27일에는 할로윈 파티/홈스테이가 있었습니다. 요코하마 근처의 베드타운에 있는 한 초등학교 강당을 빌려 할로윈 파티를 했는데요. 호박을 파서 등을 만드는 것도 하고, 아이들의 코스프레를 심사하는 시간도 있었어요. 한국팀 세명중에 두 명이 한복을 입고 갔는데, 아주머니들이 색동 저고리를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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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테이에 묵게 된 집은 그 구의 위원님의 집. 일본 전통 양식으로 지어진 집으로 저런 식으로 다실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외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외아들은 홈스테이를 올 우리들을 의식했는지 이날은 집에 오지 않았습니다. 숯을 넣은 화로에 저렇게 물을 끓이고ㅡ 그 물로 말차를 만듭니다. 세 집이 함께 저녁식사를 했는데, 오지랍 넓은 애국주의자 할아버지가 주인이 집을 비운사이에 한 말이, 이런 집을 지으려면 오천만엔 이상이 든다고 하네요. 그나마 외곽이어서 그렇고, 동경 시내라면 일억엔도 넘게 들 거라고.

그래서 다도에 조예가 깊은 분의 집에 묵은 덕분에 일본 전통 차도 마실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이라고 조금 묽게 타 주었는데,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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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으로 외등을 켜고, 잠을 잤습니다. 다다미방 위에 요를 세 겹 깔고, 그 위에 이불도 두 겹... 무척 두툼하게 깔더라구요. 몇 년 전에 오오사카 료칸에서 잤던 때가 살짝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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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묵은 인도네시아의 잇페 양. 24살. 일본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늘어서 일시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집중 교육 후에 일본어 교사로 배치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 때의 대상자로, 교사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되는 문부성 교원 연수 장학생으로서는 최연소가 아닐까 싶네요. 대학을 졸업한 독실한 이슬람 신자로, 평소에는 머리카락을 다 가리고 다닙니다만. 무척 미인 아가씨입니다.

다른 집의 홈스테이 파파였던 애국주의자 할아버지와 함께, 다음날은 후지산을 보러 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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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정상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장까지 올라 갔습니다. 그 전날 폭우가 왔기 때문에 다음날은 날씨가 무척 맑아서, 후지산이 무척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할아버지는 80대의 노령이었지만 무척 정정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일제시대때 어린시절을 보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여태 내가 만났던 사람 중에 가장 극도의 애국주의자에 일본에 대한 자긍심이 굉장한 사람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20세기 초반에 일본으로 건너온 악기가 있는데, 그게 지금 일본의 아악 악기의 일부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궁중악기도 중국에서 우리 나라를 통해 많이 건너갔지요. 그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었는데,

"인도네시아도 한국도 중국도 현대전쟁을 통해서 이 악기는 다 사라져 버렸어. 전 세계에 오직 일본만이 이 악기의 전통을 유지하고 지금도 지켜나가고 있지. 일본에선 말야, 현대 전쟁이 일어난 적이 한 번도 없거든.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세계적 문화유산히 고스란히 일본에 남아 있는 거야. 다른 나라의 악기와 문화유산을 받아들여 그 형태를 유지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일본의 위대함이지."

"이 악기는 한국에서도 연주된 적이 있는데, 지금은 한국 사람들은 다 잊어버렸어. 일본밖에 연주하지 않아."

(여기서 내가 반박 : 한국에서도 연주하고 있어요. 매일 성문 교대식에서도 사용하고 있고. 대학 등에서도 전공하고 있습니다.)

"아아 그래, 하지만 일본에서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지켜나가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예술이거든."

"전 세계에서 사라져 버린 위대한 문화 유산을 일본만이 지켜나가고 있는게 한 두가지가 아니야. 문화적으로 봤을 때 세계가 일본에게 감사하지 않으면 안될 부분이지."

등등의 대화를 하느라 매우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싸우지는 않았어요. 조용히 웃으면서 반박하고, 그 할아버지는 또 막무가내로 웃으면서 우기고... 아마 돌아와서 잇페와 내가 흥분했던 것 처럼, 그 할아버지도 우리에 대해서 흥분했을지 모르지요. 하지만 인도네시아와 한국에서 현대전쟁을 통해서 문화가 사라져 버렸다니, 그 현대전쟁이라는 게 2차 대전, 바로 일본이 인도네시아와 한국을 침략했던 시기였지 않나요. 예술과 문화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정도의 전쟁을 치러야 했던 상대국은 정작 자국에서는 전쟁이 없었기 때문에 문화를 지켜나갈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니요.

그래서 그랬는지 홈스테이에 다녀와서는 좀 많이 아팠습니다. 끙끙 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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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수업이 없는 목요일에는 요코하마역의 세레브 백화점이라는 SOGO에 가 봤었답니다. 좋아하는 무인양품과 LOFT, 기노쿠니야가 모두 입점해 있더군요. 그리고 요코하마역의 다른쪽 출구에는 홍차 브랜드 '루피시아'도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요코하마에 없는 것이 '아란지 아란조' 인데..., 뭐 도쿄에 있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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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토요일에는 에노시마에 갔습니다. 요코하마에서 가면 40여분 정도에 도착하는 거리. 가마쿠라와 이웃해 있어서 보통 가마쿠라와 같이 하루 코스의 여행으로 짜는 것 같습니다만.  사진은 모노레일의 역입니다. 보이는 것처럼 차의 동력이 위쪽에 있어서, 공중에 동동 매달려서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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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의 명물이라면 역시 '에노덴'. 가마쿠라와 에노시마까지 이어지는 에노덴은 슬램덩크 등의 만화에 배경으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도쿄와 가까우면서 한적한 교외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어서, 제 취향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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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 게 정오 무렵이어서, 에노시마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널 땐 이미 오후의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바다에는 보트나 수상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꽤 보였습니다. 여름이면 더 많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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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가 무척 많은 작은 섬이지만, 구석구석 이어지는 이런 골목길이 오히려 메인인 듯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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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종이라고 불리는 종이 있는 언덕은 '연인들의 언덕' 이라고 불립니다. 연인들이 저렇게 자물쇠에 두 사람의 이름을 적어서 매달고 열쇠를 나누어 가지고 돌아간대요. 절대 헤어지지 않겠다고 열쇠를 자물쇠에 걸어 놓거나, 혹은 바다에 던져 버리기도 한답니다. 연인들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자물쇠를 팔고 있고, '싸인펜 빌려 드립니다' 라는 간판이 있는 가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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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시♡야스미 5년이 되었어요.' 같이 사연을 적어 놓은 경우도 있고. 오른쪽의 녹슨 자물쇠처럼 두 사람의 이름만을 양쪽에 적어놓기도 합니다. 날짜를 적은 왼쪽 맨 옆 같은 경우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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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에노시마의 명물, 갈대 해안으로 들어가면, 더할 나위 없는 절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위 해안의 끝에는 동굴도 있는데, 여기 저기 느긋하게 돌아보느라 입장 제한 시간인 4시를 넘겨 버렸습니다. 하지만 대신 이 멋진 석양을 선물로 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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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구석구석의 작은 가게들에는 이렇게 주인들의 센스가 보이는 장식물들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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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섬을 빠져나왔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몽환적인 하늘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요코하마로 돌아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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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에는 카나가와 현(요코하마가 속해있는 현) 연합 수학교육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오전의 세미나에는 수업때문에 참가하지 못하고, 오후의 공개 수업과 연수발표에 참석했어요. 초등/중학/고등으로 나누어서 발표하는데, 고교에 참가했습니다. 공개수업은 벡터 단원. 학생들은 선택과목이어서 그런지 25명 남짓. 수업은 공개수업인데도 불구하고 지극히 평범하게 판서와 학습지만으로 이루어져서, 오히려 놀랐습니다.

학생들은 거의 선수학습이 되어 있지 않았고요. 아마 이 학교가 이 현의 대표적인 입시교라든가 했다면 달랐을지도 모르죠. 중상 정도의 공립학교라고 하니. 인상적인 수업이었습니다.

현직 고교 선생님으로서 수학교육학회에 참가중인 세 분의 선생님의 연수 발표도 재미있었네요. 컴퓨터의 활용이 거의 없는 일본 교육의 특징인지, 프로그램의 간단한 소개도 있었고요. 가장 인상적인 건 '뉴스 속의 수학' 이라는 수업 방법이었습니다. 매번 실시하는 것은 아니고 단원이 끝날 무렵 정도에 그와 관련된 뉴스를 가지고 와서 학생들과 함께 탐구해 봄으로써, 수학이 현실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이 느끼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과 회원국이 되는 것은 어느 정도 힘의 차이를 갖는가? 라는 것을 확률로 설명한 것이 있었고. 암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가입하지 않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를 함께 토론해보는 것도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 일본에서는 8단의 인간 피라밋을 체육제에서 시도하다가, 4단 정도에서 가장 아랫단의 학생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아이들 전체가 추락, 가장 아래에 있었던 학생이 전신마비를 일으킨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를 '파스칼의 삼각형' 으로 설명했더라구요. 그래서 한 학생의 체중이 40kg이라고 가정했을 때, 8단의 파스칼의 삼각형에서 가장 가운데 학생이 받는 하중은 무려 몇 톤에 이른다- 라는. 학생들은 수학적 탐구가 없이 무모하게 이루어진 시도가 만들어낸 비극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라고 합니다.

파스칼의 삼각형을 아시는 분은 한 번 만들어 보세요. 학생들의 무게를 1로 잡고 만들어보면, 2단이 되었을 때 가운데 학생이 받는 하중은 2가 되죠. 그 아랫단을 또 만들어보면, 아랫단의 학생 4명은 차례대로 1, 3, 3, 1의 하중을 받습니다. 4단째가 되면, 맨 아랫단의 학생은 1, 4, 6, 4, 1의 하중. 5단째가 되면 1, 5, 10, 10, 5, 1의 하중. 6단째가 되면 1, 6, 15, 20, 15, 6, 1의 하중. 7단째가 되면 1, 7, 21, 35, 35, 21, 7, 1의 하중, 8단째가 되면 1, 8, 28, 56, 70, 56, 28, 8, 1의 하중이 되죠.

학생의 몸무게를 40으로 잡으면, 4단째의 학생중 가장 가운데는 40x6=240. 240kg의 하중을 받게 됩니다. 5단째가 되면... 40x10=400. 400kg이죠? 6단에서는 40x20=800kg, 7단째는 40x35=1400. 1.4톤, 8단째는 40x70=2800. 2.8톤에 이릅니다. 쌀 한 가마가 80kg이 되니까, 4단만 되더라도 가운데 맨 아래의 학생은 몸에 쌀 세가마를 얹은 정도가 된다는 이야기지요.

이런 식으로 학생들에게 수학의 흥미를 높이려고 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보고 있으니, 뭔가 가슴이 뿌듯하기도 하고, 또 굉장히, 그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오늘은 일요일. 수요일까지 해야 하는 산더미같은 과제가 있네요. 어제는 폭우가 쏟아져서, 빨래를 방안에 널어놓고 제습기를 돌렸더니 아침에 베란다에 제습관에서 나온 물이 흥건합니다. 다행히 오늘은 볕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