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은 점심시간 저녁시간마다 축구를 한다. 지금은 한 학년이라 운동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내년은 어떻게 되려나?

그리고 구름에 반해서 찍은 사진은, 디카와는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었다.
한 롤에 찍힌 사진은 37장. 이제 조금 이 애가 어떤 사진을 만들어 주는지 알겠다.



1. 수업연구를 마쳤음.
지도안 짜고 설문조사 하고 통계내고 할 동안 지나 가면서 뻘뻘거리는 거 뻔히 보면서도 가만 있다가 수업 평가회 하니까 하는 줄도 몰랐다고 시침 뚝 떼는 저의가 뭘까. 동과 안에서 가장 일 안하고 자기 일 다 남에게 미뤄버리는 걸 본인이 알기는 하는지, 감 앞에서 납작하게 기어서는 자기는 할 줄 모른다고 약자 행세 하는 거 웃겨서 정말.
2학기 업무가 자기한테 넘어올 것 같으니까 대학원 다니는 후배한테 또 미루려는 분위기 피우길래, 대학원 다니면서는 못한다고 두둔해 줬더니 나보고 후배 너무 챙긴다고 은근히 뭉게고. 내가 학교 근무하면서 이렇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팠던 적이 없는데, 나이 핑계 대면서 체력이 딸리느니 어쩌느니. 참 나. 야간 자습 감독 서느라 뺑뺑이 돌면서 피곤해 죽겠는데 당신은 체력단련실에서 감이랑 탁구 잘만 치더만?
확실히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법이라서, 수업 연구를 하고 있건 장감이 와서 보건 다른 사람들이 참관을 하건 말건 컴 줬더니 신나서 싸이질에 리플놀이질. 경고를 하던 말던 지 할 짓은 다 해야 하고, 전체 학생들 보라고 방학 보충수업 시간표를 출력해서 교실 게시판 앞면에 붙여놨더니 저 보겠다고 낼름 떼어선 책상 밑에 버려놓고. 그러면서 마주칠 때마다 쌤 사랑해요 하트 그려봐야 신빙성 0%.
2. 학기말 수업 분위기 X판
무섭게 매 들고 패는 사람 수업 시간에는 빤히 깨어서 잘도 앉아있고 잡담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내 시간만 되면 대책없이 자고 떠드는 XX들. 수업 중간에 담임이 들어오니까 전원이 다 빠릿하게 파드득 깨어서는 눈을 빛내며 담임을 보고는, 담임 나가니까 곧바로 씨부렁 욕지거리들. 앞에 사람이 있다고 생각은 하지도 않는 저 4가지들을 데리고 수업을 해야 되나 진짜.
보충수업 시간표 확정. 그래, 이것만 끝나면 그래도 나는 터키에 간다.
수업 시간마다 열날 일이 자꾸 벌어지니 병은 낫기는 커녕 매번 도진다. 약 먹고 나면 좀 낫다가 또 수업 갔다 오면 도지고. 세상이 빙글빙글. 수업 중에 한번 멋지게 쓰러져 주면 이 인간들이 (성인이건 미성년이건 모두다) 지들이 뭔 짓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될까. 그럴 인간들이면 이렇게까지 상황을 몰아가지도 않았겠지만.
그러니까 나는 전투적인 강자 약자 파들이 죽도록 싫다. 강자한테는 납작하고 강하게 안 누른다 싶으면 대판 대어드는 저 XX들이 싫다. 성인이건 미성년이건 다.

신설인 학교라 2, 3학년이 없는 현재의 학교는 전체 교직원이 30명, 실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28명이다. 학급 수 12학급. 담임 12명.
교사 배치가 신식으로 되어 세 동의 교실 건물이 있는데, 마지막 가장 뒤쪽 동이 여학생반의 건물이다. 12학급 중 여학생은 4개 반. 각 동은 사물함을 두는 통로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거리가 좀 있어서 서로 소리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실외를 통하지 않고 모든 건물을 통과할 수 있는 구조긴 하지만 일단은 교실동 3개, 특별실 등의 본관동, 강당과 식당 총 여섯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는 학교다.
그래서 한 동에 나란히 있는 학급들이 아니면 서로의 분위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한줄로 쭈우욱 다 열개정도의 반이 이어져 있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배치라고 생각한다. 사물함도 교실 밖, 사물함을 두는 로비가 각 층에 있고 우산도 그 곳에 둔다. 신발장도 사물함의 가장 하단이다.
오늘도 학부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학생 반의 자습태도가 너무나 나빠서 시끄러워서 자기 자식이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학생 반의 소리는 남학생 동에는 들리지 않으니 여학생 학부모임이 분명하다. 그러면서 말이, 왜 9시 자습이 끝날 때까지 학급 담임이 교실을 지키고 있지 않느냐 라는 것이다.
3월 한달, 담임들은 모두 9시에 퇴근한다. 아이들이 야자를 마치고 나서야 종례를 하고 귀가를 시킨다. 하지만 교실을 지키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학교 일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외의 업무가 있게 마련이다. 그 일이 4시 30분까지의 일과 안에 해결되면야 참 좋겠지만, 나만 해도 처음 애들 입학처리를 할 때에는 너무 힘들었었다. 그러다보니 담임들은 교무실(이나 각자 사무실)과 교실을 왕복하면서 학생들을 관리하게 된다. 그것이 벌써 3월 20일에 이르렀다
그 학부모가 말한다. 자습 시간에 감독하고 조금이라도 공부를 안하는 애들을 호되게 야단을 쳐야 하지 않느냐. 교감이 대답했다. 담임 선생님들이 지금 모두 야자 마칠때까지 계신다. 학부모가 또 말한다. 학교에 있기는 해도 자리를 비우는 때가 많다더라. 애들이 당연히 그 때 난장판이 되지 않느냐. 담임이 당연히 자습 시간을 지키고, 쉬는 시간에도 너무 나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아이들이 혼자 공부하는 습관이 들지 않은 것은 누구 때문일까? 아이들은 시험 기간 외에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학원 숙제가 끝나면 뭘 해야 할지 모른다.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장난감이 있다. 문자를 보낼 수도 셀카를 찍을수도 있고, 어머니들이 바리 바리 싸서 보낸 간식거리들도 끊임없이 옆에 있다. 학부모가 또 말한다. 학교에 핸드폰을 들고 가지 못하게 하라, 고.
묻고 싶다. 당신들은 왜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사 주었는가. 당신들은 왜 아이들이 혼자 공부하지 못하게 만들었는가. 마치면 학원 차를 타고 학원으로 가서 수업을 듣고 열두시에 집에 돌아가, 잠드는 아이들. 겉으로는 공부하는 양이 늘어난 것만 같은데 왜 아이들은 공부하는 방법조차 모르는가.
학부모 간담회가 끝나고, 주말.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
3월 한달만 지나면 학교 일은 수월하게 흘러간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이 긴 3월이 너무 힘든 것은 매년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 주 토요일은 주5일 휴일이라는 거.
멀리 있는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맛있는 원두도 사러 가고 싶고..
지쳤다, 고 말했더니 곧바로 돌아온 답이 심장을 후빈다.
아프고 아프고 아픈데도 내일은 다시 웃어야지...
내가 배운 선생님들 중에는
촌지를 내밀어도 단호히 거절하고
항상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진심으로 대하며
언제나 더 좋은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려던 그런 분들이
너무나 많이 있었다.
사립여중과 공립여고를 나와 국립대를 졸업하기까지
내 인생에 수많은 은사님들 가운데
물론 내가 결코 닮지 않으리라 여긴 사람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포털 사이트들의 발언대를 읽고 가슴이 아파진 밤.
잠도 이루지 못하고 생각에 잠긴다.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사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가지고 살고 있는데...
세상에 이미 존경받을 교사란 없다고, 단언하는데.
아니라고 말해도, 아니라고..
내가 아는 지금의 동료들 다수,
내가 배운 선생님들 다수...
절대 그렇지 않았다고 말해도,
내가 이 집단에 있어서 두둔하는 거라, 그렇게 여길까.
그래도 ...
나만은 더러워지지 않으리라.
그렇게 결심을 다질 밖에.
이 서글픈 밤에...
Comments
근데 필카라면 스캔해서 올리는 과정에서 색이 많이 사라지지 않나...? ㅇㅅㅇ
(사진은 잘 몰라요)
^^;; 필름 인화하는 곳에서 곧바로 필름스캔을 해줘. 종이사진은 아예 안 찾았음. ^^;;;
헤에 카메라 샀다던 거가 필카였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