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1.
학교 근처에 새로 생긴 신세계 백화점에서 낡은 핸드폰을 가지고 오면 장바구니를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묵은 핸드폰을 들고 가서 장바구니를 받았다. 장바구니라고 하는 것보단 그냥 면 가방이었다. 조금 무거워서 가방 안에 넣어 다니는 용도로는 사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이 핸드폰은 버리지 못할 줄 알았다. 다시는 읽어 보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거기 저장된 문자 메시지나 전화번호를 버리지 못할 줄 알았다. 어깨가 아팠다. 장바구니를 억지로 넣은 가방이 무거워서인지, 버리고 온 핸드폰이 무거워서인지.
2.
백화점 5층에는 교보문고와 핫트랙스가 있다. 거기서 세 바퀴를 빙글빙글 돌아서 핸드폰 스트랩을 샀다. 고양이가 귀엽다. 이천 원의 행복.
3.
서점 진열대에 눈에 들어온 책에, 세 글자 이름이 눈에 띄었다. 아아. 미친 듯이 책장을 넘겨 그 부분을 읽었다. 글을 쓸 때면 세포가 살아있는 것을 느낀다고. 소외받은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의무가 있다고. 당신의 목소리가 옆에서 속삭이는 듯이 나직하게 들려오는 듯이, 나는 또 가슴이 아프다. 당신의 글을 읽을 때마다 아픈 것은 나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한 번 무너지지 않으면, 한 번 뒤집히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나는 아직도 무너지지 않아서 글 다운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 수첩에 끼적이며 써놓은 글을 미친 듯이 검게 칠해 지우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와 혼자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미친 듯이 밥을 먹었다. 뱉어야 할 것이 속에 쌓여 있는데, 집어넣고만 있구나. 당신은 필사할 때 행복했다고, 불안하지 않았다고, 글 쓰는 길이 내 길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천 번도 만 번도 불안했다가 들떴다가 가라앉는 마음이 묻는다. 글을 써야만 하는 운명이 있다면, 내가 그 운명인지 아닌지 어떻게 믿어.
4.
지메일이 해킹당한 건지 뭔가의 오류인지, 내가 보낸 낯선 메일이 오더니 그 메일에 대한 답 메일들이 자꾸만 온다. 오늘은 욕설이 한가득 적힌 누군가의 메일이다. 설명하기도 귀찮으니 그저 빨리 끝났으면.
오늘부로 일본 문부과학성 국비 유학생 응시 자격이 사라졌습니다. (.)
아침에 따슨 밥 먹고
일본에서 돌아온 신고로 학교 동료들에게 떡을 돌렸습니다.
실은 조금 노린 날짜입니다만.
고마워요, 라는 말을 듣고 싶은 오늘이어서요.
야간 특강이 생겼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저녁 6시 30분부터 8시까지 한시간 반의 수업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집에 일찍 들어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전임자와 전 전임자 (실은 동일인물)가 학년말에 확인했어야 할 것들을
모두 체크하느라 (이천 건 이상의 오류 -_-) 이틀이 꼬박 걸렸습니다.
다행인 건 수정하는 일은 안 맡기더군요.
역시 이 일의 프로가 오니까 바로 찾아내네? 하고 부장님이 말했습니다.
유학가기 전 해에 이 학교 와서 처음으로 이 일 맡아 해 봤고
교육청에서 내려온 지침 두 권과 작업 요령 한 권을 닳도록 읽으면서 일했을 뿐인데.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것이 기분 좋게만은 들리지 않습니다.
오늘은 좋아하는 모듬떡을 먹고 (밤이 좋아요 밤이) 커피를 마시고
한 시간의 비는 시간 동안에 잠시 포스팅...
서서히 이런 여유 시간이 생겨야 뭐든 할텐데요.
=======================
2009년의 대외 목표.
7월, JLPT 응시 (380 이상이 목표)
가을경 KBS국어능력시험 응시
일본어로 단편 쓰기 (유학생 문학상 재투고. 10월 30일 마감)
연재 중단했던 글 마저 쓰기.
단편 공모전 내기.
그리고 개인적인 사생활에서의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