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먼 곳을 떠돌고, 영혼은 늘 낯선 바다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유리 감옥 - 찰스 스트로스

정신과 기억을 백업할 수 있고 성격을 새로 세팅할 수 있는 세계관에서 자신이 자신으로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신의 인격을 유지하기 위한 주인공의 몸부림을 통해 '나로서 살아있다'라는 것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가상 현실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이 통제된 과거의 세계에서 통제에 굴복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 그리고 마침내 무언가를 성취해 낸다는 것은 감동적이다. 통제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경고하는 느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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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프로젝트 - 토마 마튀에 (알라딘 도서관 대여)

사실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이 읽어야 할 책이지만 여자도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책이기도 하다. 나는 예민하지도 않고 이 세계에서 여자로서 살아왔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언제쯤 이런 이야기가 이상하거나 예민하지 않게 들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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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김갑수 씨의 사정 - 허지웅 (알라딘 도서관 대여)

허지웅의 입담. 남자들의 연애담이랄까 환상. 이런 걸 남자들은 꿈을 꿀까 생각해 봤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는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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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는 틀렸어 - 사라 앤더슨 (YES24 ebook)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어른이 되기 싫어하고 늘어져 있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그래도 그저 게으름뱅이라고 보기에는 나와 공통점이 너무 많다. 꼭 어른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라고 묻는 건, 이기적으로 나만 위하며 산다는 뜻과는 다른 것 같다. 조금은 날 위해서 살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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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있으시죠 - 김제동 (알라딘 도서관 대여)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 중 이야기의 모음집. 그냥 작가의 토크 콘서트에 갔다고 생각하고 읽는 것으로 충분하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의 발언을 해 내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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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 올리비아 버틀러

1970년대를 살아가는, 백인 남편과 결혼한 흑인 여성이 19세기 중엽의 남부 미국으로 시간이동이 되면서 자신의 조상과 얽히게 된다는 설정도 흥미롭지만 20세기의 한 여자가 결국은 자신의 지금의 미래를 만들어 낼 조상의 미래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 흥미진진. 문장은 탄탄하고 플롯도 박진감이 있다. 얼떨결에 휘말려 함께 19세기로 갔다가 홀로 남겨져 그 세기를 몇 년이나 살아낸 백인 남편의 상처입은 모습을 보면, 차별과 불평등이 누구에게도 절대적으로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려는 의도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은 이 작가에 대해서 단정짓기는 어렵다. 다른 작품을 더 찾아봐야 할 듯.

2016/12/26 21:47 2016/12/26 21:47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 미카미 엔 (알라딘 대여)

내가 가장 쉽게 읽는 글. 스토리의 기복은 잔잔하고 편안하다. SF나 판타지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지레짐작했는데 아니었다. 철저히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마지막까지 완전한 해결이 되지 않고 루이와의 만남에서 마무리 된 부분이 나는 마음에 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자신의 어머니를 숭배한 아들과 자신의 아내를 지극히 사랑한 노인이 부인을 위해서 손자,아들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에 분노할 틈이 없이 많은 것이 미결의 것으로 남아 있다. 이후에 주인공 두 사람이 어떻게 나아갈지 상상하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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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반윙클의 신부 - 이와이 슌지

SNS에서만 스스로를 털어놓는 주인공 나나미. SNS에 만난 사람과 어떻게 결혼까지 흘러가게 되지만 아픈 가정환경 때문에 출발부터 작은 거짓말을 시작한다. 그 거짓말이 계속해서 파국까지 이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제일 원인은 첫 만남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한 시어머니라고 느끼는 건 내가 지나친 건가. 일본의 인간관계를 아는 사람이 아니면 조금 의아할 수도 있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립반윙클과의 짧은 인연이 안타깝게 느껴질만큼 이야기는 그저 담담하게 암울한 파국으로 치닫는다. 결국 여기저기 바다에 휩쓸리던 나나미의 결말은 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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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 귀욤 뮈소

교보의 100원 한달대여로 읽게 됨. 시간 여행. 10회라는 한정된 회수. 여러 가지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영화판을 생각나게 했다. 폐암으로 생의 마지막을 앞둔 사람이 가장 원하는 것이 잃어버린 연인을 만나는 것이라는 애틋함이 귀욤 뮈소 답다면 답다. 노인이 젊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은 연인과 다시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연인을 살린 후에 놓아주는 것이고, 그 이유가 자기 딸 때문이라는 것이 독특했는데 그 결과 평생의 친구와 헤어지고 만다. 하지만 한 번의 횟수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둔다. 아마도 엔딩에서 작가는 옛 연인과 친구와 함께하는 말년을 그리지 않았을지. 다른 작품도 기대해 본다.

2016/12/01 10:21 2016/12/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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